노순호 동구밭 대표 "발달장애인에 일터와 친구 만들어주죠" (텃밭가꾸기 매년 400명 참여…천연비누 판매로 사업 확대) > 언론뉴스

본문 바로가기


언론뉴스

노순호 동구밭 대표 "발달장애인에 일터와 친구 만들어주죠" (텃밭가꾸기 매년 400명 참여…천연비누 판매로 …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04-17 11:55 조회1,529회

본문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지난 6일 낮 12시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에 위치한 한 건물의 지하 1층. 20·30대 발달장애인 5명과  사회복지사 1명, 대기업을 다니다가 은퇴한 시니어 인턴 1명 등 총 7명이 비누를 포장하고 상자를 나르느라 분주했다.

이곳은  발달장애인을 고용해 '가꿈'이라는 브랜드의 비누를 만들어 파는 사회적 기업 '동구밭'의 비누공장이다. 발달장애인들의 지루함을 덜어주기 위해  오전과 오후 근무조로 나눠 운영된다.

동구밭은 발달장애인에게 비장애인과 어울릴 기회를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상추 등 쌈채소와 허브를  재배하는 기업으로 출발했지만 2016년 7월부터 재배 농작물을 원료로 천연비누도 제작하고 있다.

 
 
 

"약자를 위해 일하는 변호사가 되려고 했습니다. 법대 2학년 때인 2013년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할 기회가  있었는데, 막연하게 생각했던 변호사와 실제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 손을 잡고 길을 가던 발달장애인을  봤는데, 불현듯 '발달장애인들과 농사를 지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순호 동구밭 대표는 발달장애인들의 부모님들을  찾아 다니며 취지를 설명했지만 그들은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 진정성을 의심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고 '결국 너희들 스펙 쌓기용 아니냐'며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였다.

그의 끈질긴 설득 끝에 2014년 4월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진지한 만남이 성사됐고, 이때부터 매주  토요일 텃밭 가꾸기에 돌입했다. 노 대표는 당시 사회적 기업 양성에 나서고 있던 강동구에서 100㎡ 규모의 텃밭을 지원받았다. 노 대표와 그의  지인 3명이 발달장애인들에게 농사 짓는 법을 가르치면서 상추 등 채소를 함께 심고 가꿨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발달장애인들이  상추를 밟아버리거나 덥다, 아프다 등 핑계를 대며 쉬려고만 했다. 노 대표는 이 길이 진정으로 발달장애인을 위한 길인지 고심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포기하기로 결심한 그는 발달장애인 부모님들과 마지막 면담을 진행했다.

그때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을 했다.  

"부모님들은 한결같이 '우리 아이는 토요일만 기다려요' '우리 아이는 금요일만 되면 일기예보에 주시해요. 비 오면 못 갈까봐서요'  '순호 씨는 우리 애를 평생 기억할까요? 우리 아이는 순호 씨 얼굴을 평생 기억할 겁니다. 유일한 친구가 순호 씨니까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때  깨달았죠. 발달장애인들에게 정말 필요했던 것은 일자리가 아니라 친구라는 것을…."

그는 이때부터 발달장애인과 대학생 봉사자 등  또래 비장애인을 1대1로 매칭한 다음 이들이 텃밭에서 자연스럽게 친구가 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더 공을 들였다. 최소한의 경비 마련에 고민하던  노 대표는 텃밭 가꾸기 참가자들에게 비용을 받기로 했다. 발달장애인이 참가 비용의 절반을 내고, 나머지 절반은 지자체나 기업, 협회 등에서  발달장애인을 위해 내놓는 기금에서 충당하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차츰 입소문이 나면서 송파구 영등포구 등 다른 지자체에서도  러브콜을 받았다. 동구밭의 텃밭 가꾸기 체험에 참여하는 발달장애인은 매년 400여 명이며, 동구밭이 운영하는 텃밭도 20여 개에 달한다.  

텃밭 가꾸기 인기는 날로 높아졌지만 수익이 나지 않았다.

재배 농작물을 팔아봤지만 물류비용이 더 많이 들었다.  농작물 재배만으로는 발달장애인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할 수 없었다.

노 대표는 수익원 확보와 발달장애인 채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지난해 천연비누 제작에 뛰어들었다.

 

동구밭이 정규 채용한 발달장애인은 6명이며, 올해 12명까지 늘릴 예정이다.

"창업이 목표였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겁니다. 동구밭에서 일하는 사람이 모두 행복한 일터를 만들겠습니다. 외국에 사는 발달장애인들도 동구밭에서 일하고 싶어서  한국으로 이민 오도록 만드는 게 꿈입니다."

 


 

by 신수현 기자

 


 

뉴스출처 :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7&no=252157